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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의 유머-김동길 박사

바람을본소년 2019. 7. 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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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교와 지휘 (김동길 박사)

예수 믿는 사람들이 ‘유우머’를 이야기하자니 무슨 명랑소설에 나오는 것 같습니다. 비결은 따로 있지 않습니다. 강연하는 사람은 늘 오케스트라의 심포니를 지휘하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입니다. 다시 말하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가 지휘봉을 듭니다. 그러면 악단의 단원 사람 한 사람은 지휘봉을 든 지휘자와 호흡을 같이 해야지 만약 따로 따로 한다면 그것은 5분, 10분, 15분만 가면 지루해집니다. 

대개 준비한 이야기를 가지고 어떤 사람은 정성스레 원고를 다 써가지고 와서 청중을 의식하지 않고 하나님이 이것을 읽으라고 했나 보다 하면서 계속 읽어 내려갑니다. 그러면 청중은 앉아서 다른 생각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집안 일 등등에 대하여 생각할 여유를 주는 것입니다. 그러면 그것은 틀린 연주가 되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바이올린을 켜야 할 사람이 바이올린은 켜지 않고 일어나서 왔다 갔다 한다든가 첼로가 제자리에 앉아 있지 않고 뒤에 가서 벌렁 눕는다든가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므로 틀린 연주입니다. 설교자는 청중의 정신상태를 하나로 묶어 놓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 지휘자의 자세와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은 글을 쓰는 일도 많이 있을 텐데 이 글도 음악적인 리듬이 없이는 안됩니다. 그래서 모든 세계가 음악적인 것입니다. 설교나 강연 이것이 모두 음악적이어야 가치가 있지 그냥 산문처럼 흐른다면 안 될 것입니다. 주일예배 설교를 짧게 하자는 말이 나오는데 짧게 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지루한데 문제가 있는 것입니다. 빨리 끝나면 지루한 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입니다. 주일 설교를 빨리 끝내자는 교인들의 의견은 설교가 지루하기 때문인데 그것은 대개 음악적 요소가 없어서 그렇습니다. 

지휘자와 설교자를 같은 입장이라고 생각해 본다면, 베토벤의 음악을 연주하는 도중에 지휘자가 자꾸 시계를 보는 것 보았습니까? 그냥 음악에 휩쓸려 피날레까지 내내 있다가 “벌써 끝났나?” 하고 시계를 보면서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구나!” 하는 정도의 책임은 져야 합니다. 

그러므로 듣는 사람들이 “야 정말 지루하다” 하게 하는 것은 죄악입니다. 앉은 사람으로 하여금 자꾸 잡념을 갖게 하고 다른 생각을 하게 합니다. 그러다 못된 생각을 하고 마귀가 틈타서 끼어들면 곤란한 것입니다. 예배 자체가 처음부터 끝까지 순서에 따라서 그 시간만큼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없게 해주어야 하는데 그 시간에 다른 생각이 나게 하니까 예배가 제대로 안되는 것입니다. 사람들은 순서가 짧아지면 지루하다는 문제가 해결되는 줄 알지만 시간을 느끼지 않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휘를 하면서 시계를 보고 재면서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심포니 연주가 언제 끝이 날까 하고 지루해 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음악과 더불어 그냥 끝나는 것입니다. 

예전에 연세대학의 영문학 교수인 심인권 교수는 채플시간에 설교를 맡으면 설교를 써서 다 외워 옵니다. 그래서 설교를 시작하는데 거기에는 시도 나오고 다른 것도 나오는데 다 암기를 하여 설교를 합니다. 몇십년 후에도 그 원고를 다 가지고 계셔서 제가 그 원고를 가져 다가 책을 내드렸습니다. 그 뒤 연로하여 그분은 세상을 떠나셨습니다. 

이처럼 원고를 가지고 다 외우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매번 다 써서 암기하기가 어려우니까 요령을 적어 놓거나 머리 속에 정리하면 그 다음의 원고는 청중의 얼굴 속에서 그 원고를 읽으면서 해야 제대로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을 자기 이야기나 하려고 하면 마음에 맞지 않고 따로 놀게 되는 것입니다. 

물론 이것 이것 등의 메시지가 필요하다 하면 그것을 놓고 마치 지휘자가 악보를 다 소화하고 자기 식으로 음악을 구성하는 것과 같이 해야 합니다. 

제일 잘못된 것은 원고를 써가지고 하는 것입니다. 원고를 읽기 시작하면 학술 강연회처럼(학술 강연회도 이렇게 하면 다 잡니다) 재미가 없고, 그것을 읽어 내려가다가 원고의 장이 틀려서 딴 글을 읽기도 합니다.(웃음)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는 것입니다. 남의 시간을 차지해서 그렇게 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출처] 목회자의 유머-김동길 박사 http://blog.naver.com/neupower/2204545277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