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movie.v.daum.net/v/20190320143900450
1922년 겨울 뉴욕에서 태어난 스탠 리의 본명은 '스탠 마틴 리버' 이다. 스탠 리는 만화가로서의 필명이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책과 영화보기를 즐겼는데 특히 20세기 중반 활약한 배우 애를 플린('로빈후드의 모험'에서 로빈후드 역으로 유명하다)이 영웅으로 나오는 영화에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소설가를 꿈꾸었던 스탠 리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1939년 마블 코믹스의 전신이던 '타임리 코믹스'에 입사하였다. 스탠 리는 타임리 코믹스에서 창작 파트너 잭 커비를 만나게 된다. 이후 스탠 리는 1941년 처음 작가로 데뷔하게 되는데 그 작품이 바로 <캡틴 아메리카>의 세 번째 이야기 'Captain America Foils the Traitor's Revenge'였다.
이때 그는 '스탠 리'란 필명을 사용하게 되었는데, 그 이유는 그가 언젠가 위대한 소설가가 될 거라 생각했고, 자신의 진짜 이름을 이 만화에 사용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가 동료들과 창조한 첫 번째 슈퍼히어로는 바로 1961년에 발표한 '판타스틱4'였다. 판타스틱4를 기점으로 스탠 리는 잭 커비와 함께 오늘날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수많은 슈퍼히어로를 만화 속에서 탄생시켰다. 그가 참여한 작품으로 탄생한 슈퍼히어로는 <스파이더맨> <엑스맨> <헐크> <아이언맨> <토르> <데어 데블> 등이 있다.
그의 창작에는 나름 특징이 있는데 그 첫 번째는 작품들이 현실세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자신의 고향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가상 현실을 배경으로 하는 DC 코믹스의 작품들과 대조를 이루는 부분이다(배트맨의 고담시티, 슈퍼맨의 스몰빌 등).
그리고 캐릭터 이름을 지을 때 머리글자를 똑같이 만드는 경우가 많다는 점도 있다. 대표적으로 <헐크>의 브루스 배너(Bruce Banner), <스파이더맨>의 피터 파커(Peter Parker)와 존 조나 제임슨(J. Jonah Jameson), <데어 데블>의 맷 머독(Matt Murdock), <판타스틱 4>의 리드 리처즈(Reed Richards)와 수 스톰(Sue Storm),
<닥터 스트레인지>의 스티븐 스트레인지(Stephen Strange)가 있다.
이렇게 작명한 이유는 사람들이 캐릭터를 외우기 쉽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또 다른 특징은 캐릭터간 빈부의 격차가 크더라도 대부분 머리가 똑똑하고 과학자가 많다는 것이다. 피터 파커, 토니 스타크처럼 보조 캐릭터들이 과학자인 경우도 많다. 토르의 연인 제인도 여기에 해당한다.
그는 마블 코믹스 캐릭터 창작에 참여하는 것 외에도 미국 만화의 검열을 약화시키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1971년 미국 보건교육복지부의 공식 요청으로 약물 남용 문제를 다루기로 결정했을 때의 일이다.
당시 스탠 리는 피터 파커의 친구 해리 오스본이 LDS에 취해 피폐해져가는 이야기를 담은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을 만들었는데, 검열에 있어 악명 높았던 CCA가 승인을 거절했다. 하지만 스탠 리는 출판을 강행했다. 사회적 문제를 담아낸 그의 노력은 대중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고, 결국 CCA는 만화에서 마약퇴치 메시지를 허용하도록 개정했다.
스탠 리는 1980년대 이후로는 일선에서 은퇴하고 마블 코믹스의 편집 위원, 마블 코믹스 명예 회장을 맡아 마블 코믹스 원작의 실사 영화 제작을 지원해왔다. 스탠 리는 일선에서 물러난 뒤로 카메오 활동을 즐겼는데, 2000년에 개봉한 <엑스맨>을 시작으로 마블 실사영화에 카메오로 출연하여 마블 슈퍼히어로 영화를 보는 재미를 더해주곤 했다.
그는 90이 넘는 나이에도 꾸준한 까메오 출연은 물론 마블스튜디오의 숱한 행사에 참석하며 특유의 유쾌함으로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곤 했다. 그러던 스탠 리는 1947년부터 70년을 함께한 아내 조앤 리가 2017년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큰 실의에 빠졌다. 결국 1년 후 2018년 11월 그 또한 아내가 있는 곳으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