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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뽕이란 말을 대하는 자세
1)
“얘기는 접해봤다. 그런데 저는 국뽕의 사전적 의미를 정확히 모르겠다. 그래서 국뽕이라고 비판해주시는 분들의 의견이 어떤 건지 정확히 모르겠다. 제가 해석했을 때 국뽕이라는 단어가 국가를 말도 안 되게 맹목적으로 신봉한다는 뜻인 것 같다. 맹목적으로 신봉하면 절대 안 된다. 그런데 말씀드리고 싶은 건, 저는 대한민국을 굉장히 사랑한다. 사랑하면 안 되는 건 아니지 않나” (배우 송중기)
2)
‘국뽕’이라며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애국심을 자극한다는 건데, 국뽕하면 안 되나? 국뽕이 죄인가? 민족의식, 애국심을 고취하거나 우리 역사를 조명하는 것은 죄가 아니다. 그것만으로 비난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다만 처음부터 ‘애국팔이’ 자체를 목적으로 기획한 거라면 문제가 있을 텐데, ‘군함도’는 그런 경우가 아니다. 우리의 근대사를 조명하려는 소명의식, 일본의 왜곡 시도에 대한 순수한 분노 등으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것이 결과적으로 애국심을 고취한다고 해서 비난할 이유는 없다.
물론 순수하고 소박한 애국심 고취라도 제국주의 국가가 자신들의 침략사를 그렇게 조명하는 건 문제가 있다. 하지만 우린 침략당한 피해국이다. 그렇게 고통을 당하고도 아직까지 사과나 보상도 제대로 받지 못한 서글픈 나라다. 민족반역자들이 기득권층이 된 전도된 역사를 가진 나라다. 근대사의 기억이 날로 희미해져가 역사를 바로 세울 여지도 줄어들고 있다.
이럴 때 우리의 참혹한 근대사를 조명하는 건 분명히 의미가 있다. 거기에 관객들이 감동받는다고 해서 국뽕이라고 비난할 이유는 없다. 한류스타들이 ‘군함도’에 출연한 건 일본이라는 엄청난 시장을 잃을 수 있는 결단이었다. 그렇게 만들어진 영화를 우리 스스로 폄하하는 건 자해다.
(하재근 문화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