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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v.daum.net/v/20240506142357564
"나는 뒷것이야. 너희는 앞것이고." 김민기가 했다는 그 말은 그의 삶과 그가 가난한 예술인들을 위해 만들었던 학전(學田)이 해온 일을 압축해 설명해준다. 학전을 세워 <지하철 1호선> 같은 최장기 공연은 물론이고 다양한 뮤지컬, 아동극 그리고 가수들의 공연을 무대에 올렸던 김민기. 하지만 그는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무대 위가 아니라 무대 아래서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는 역할을 자임했다. '학전'이라는 이름 그대로 나서지 않고 묵묵히 예술가들의 못자리가 되어준 것이다.
SBS 다큐멘터리 <학전 그리고 뒷것 김민기> 3부작은 개관 후 33년을 버텨왔지만 재정난과 김민기의 건강악화로 지난 3월 폐관한 학전과 이 소극장을 세운 김민기의 삶을 담았다. 제목에도 담긴 '뒷것'이라는 표현은 그 자체가 먹먹하다. 모두가 앞으로 나서려 애쓰는 세상이 아닌가. 그런데 뒤를 자처한다는 뜻이 담긴 데다, '것'이라는 표현 또한 자신을 낮추는 뉘앙스가 담겨 있어서다.